[심리학으로 접근하는 자녀 교육] 상습적 거짓말 가족과 갈등 원인
◆문: 올해 16세가 된 딸의 병적인 거짓말 때문에 고민입니다.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해왔어요. ‘거짓말은 절대로 안 된다’며 거짓말을 할 때마다 강도높은 벌을 주어왔는데 아직도 고치지 못해 걱정입니다. 작년에는 성적표를 고쳐 속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짓말이 탄로나면 무안해 하곤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습성에 젖었는지 얼굴색 하나 변하지않습니다. 용돈을 쓰는 것도 거짓말, 친구 만나는 것도 거짓말, 사실보다도 거짓말이 더 많습니다. 학교 성적은 C점 아래이고 공부에는 관심조차 없지요. 가족끼리도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자기보다 언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며 엄마인 저에게도 불평이 많습니다. 언니는 공부를 잘 하고 착해 전혀 다릅니다. 어떻게 같은 부모에게서 다른 딸이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답: 부모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전 아이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해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아직 어려 사실과 환상이 확실히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는 심한 꾸중보다는 어린이가 무엇을 이해하고 있고 무엇을 표현하기를 원하는지 우선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딸의 경우 어떤 유형의 거짓말을 해왔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잘못해서 야단을 맞을까봐 거짓말을 하기시작했는지 말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자녀에게 저녁 6시에 돌아올 때까지 숙제를 끝낸 후 TV를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집에 오니 아이가 TV를 보고 있어서 “너 숙제 다 끝냈니” 했더니 “그럼요 다 끝냈어요” 하고 시원하기 답변했다면 아무 의심 없이 아이의 말을 믿게 되지요. 그런데 다음날 교사로부터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엄마한테 꾸지람을 듣는 것이 겁이 나서 이를 순간적으로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생기면 아이에게 심한 야단을 치기에 앞서 왜 이런 거짓된 행동이 잘못됐는지 부모의 도덕 관념에 따라 알게끔 가르쳐 주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어린 딸이 왜 거짓말이 나쁜 것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부모가 설명해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거짓말하는 습관이 어떤 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한 분노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추정도 해 볼 수 있습니다. 가끔 거짓말을 심하게 하는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그 원인이 가족 문제로 귀착될 때가 많습니다. 형제, 자매 사이에 경쟁 의식은 흔히 있는 일인데 그것이 심하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언니는 공부를 잘한다고 더 예뻐하고 외출시간도 더 자유로운데 정작 자신은 차별을 당한다고 느끼게 되면 일종의 열등 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내 능력으로 이길 수 없는 언니와 경쟁을 하느니 자포자기해 ‘언니보다 못한 아이’로 남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 사이의 학교 성적, 외모, 성격 등에 우열을 둬 비교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자기를 제대로 받아주거나 이해해 주지않는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나쁜지 알면서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착한 행동하는 등 부모가 기뻐하고 원하는 것보다 거짓말 등 원치않은 것을 보여줌으로써 부모에게 이기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딸의 거짓말하는 습성에는 위의 설명과 유사한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원인을 깊이 생각해 보시고 병든 마음을 치유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오로지 진실만이 이길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문의: (323) 935-0960, (714)537-5400